얼마 전 오펙과 오펙 플러스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갖았습니다. 오펙 플러스는 중동의 산유국을 중심으로 한 석유수출기구인 오펙과 오펙에 속하지 않은 산유국들을 포함하는 오펙 플러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12월 4일 석유수출기구 플러스 줄여서 오펙 플러스 회의와 관련하여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1. 오펙 플러스 하루 200만 배럴 감산 유지
12월 4일 오펙 플러스는 정기 회의를 통해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 배럴씩 감산하겠다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오펙 플러스는 지난 10월 회의를 통해서도 생산량을 200만 배럴씩 줄이고 내년 말까지 유지하기로 합의하였는데 이 결정을 계속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최대 감산을 결정한 오펙 플러스는 지난 결정이 경기침체 장기화와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 커짐에 따라 그에 따른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주장하였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하여 러시아를 견제 중인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이번 오펙 플러스의 결정을 비난하였습니다.
2. EU 27개국 및 G7 회원국, 호주 등 유가상한제 시행
12월 5일 부터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를 실행하고, G7 회원국가들과 호주, EU가 유가 상한제를 실행합니다. 5일 EU가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를 실행하는 날 유가 상한제도 함께 적용됩니다. OPEC+의 러시아 대표는 러시아는 유가 상한제에 동의를 할 수 없다 밝히며 유가 상한제를 지지한 국가들에게 유가 상한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 선포하였습니다. 또한 유럽에 러시아 원유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 밝히고 유가 상한제를 지지하는 나라들에게는 원유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 유가 상한제라는 명분을 이용해 국제 시장에 원유 공급량을 줄이며 원유 가격의 하방을 방어하고 원유를 무기화한 것을 선언한 것입니다. 미국의 제안으로 EU가 러시아가 수출하는 원유 가격 상한선을 배럴당 60달러로 합의한 것에 대한 경고입니다. 러시아는 유가 상한제에 반대하며 국제 원유시장에 공급량을 줄여서라도 유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선포 했습니다.
3. 우크라이나 및 동유럽 국가 배럴당 30달러 요구
러시아가 유가상한제에 반대를 하고 있는 와중에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불만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안드리이 예르막은 적국인 러시아의 경제를 무너뜨리려면 유가 상한제를 30달러까지 내려야 했을 것이라 안타까워했습니다. 또한 폴란드 및 동유럽 EU 회원국들도 배럴당 30달러를 이야기하였으나 배럴당 30달러는 러시아 석유 한계생산비 수준으로 가격을 너무 낮게 설정하면 러시아가 감산을 하게 되고 국제유가상승 및 EU 등의 석유 부족 사태가 심각해질 것으로 걱정되어 60달러를 상한선으로 합의했습니다.
4. 유가 상한제 성공 결정권은 중국이 좌우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를 계속 함에 따라 공장이 가동되지 않아 원유 수요가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러시아 수출 원유 대부분이 60달러 밑을 돌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공장을 가동하는지 여부가 유가 상한제 효력을 결정하게 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완화되고 멈췄던 공장들이 재가동을 가게 된다면 원유 수요가 증가하게 되므로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5. 유가상한제 도입으로 인해 그림자 선단 늘어나
러시아산 유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편법으로 국제 해운업계에 그림자 선단이 생겼습니다. 그림자 선단은 정상적인 기존 업체의 정유사와 사고 팔지 않고 제재 대상국(이란,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과 비밀리에 거래하는 유조선을 말하는데 최근 거래 규모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유가 상한제로 인해 러시아산 원유는 배럴당 60달러 이하로만 거래 가능한데 이런 기준을 위반할 경우 해당 해운사는 미국과 유럽의 보험사와 보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림자 선단은 일반 해상 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 싼 중고 유조선을 구입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줄이고 선박명을 몰래 지우고 유조선의 지분 구조를 알 수 없도록 복잡하게 만들어 선박 실소유주를 숨깁니다.
러시아는 그림자 선단의 이러한 점을 악용하여 100척 규모의 중고 유조선으로 그림자 선단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중고 유조선 거래 가격이 상승한 것이 그림자 선단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업계 중개인은 벌써 폐기됐을 중고 선박(무려 15년이나 된) 가격이 6개월 만에 36% 올랐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그리스의 해운회사는 오래된 쇄빙선(22년이나 된)을 3200만 달러에 팔았는데 작년 이 선박은 1700만 달러 정도의 가치였습니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전쟁 자금줄로 쓰였습니다. 그림자 선단의 역할이 러시아의 전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오펙 플러스의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게 된다면 원유 값 상승으로 인해 모든 기름 값이 급등하게 되고 그로 인해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게 되면 또 한 번 인플레이션으로 내수시장까지 어려움이 미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물가 상승률은 금리인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로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경제지표 가운데 하나입니다. 국제유가상승으로 인해 금리가 오르고 주식시장까지 영향을 받게 된다면 다시 고비가 오게 될 것입니다. 한국과 세계 경제가 모두 어려운 이 시기에 오펙 플러스의 감산 결정은 좋은 소식은 아닌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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